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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진

꽃이 사람 보다 위대하다

해마다 맞이하는 봄이 건만

새삼스럽게 꽃들의 움직임에 눈이 간다.

올 봄은 빠른 개화를 예측하여 봄 축제가 당겨졌지만 막상 당겨진 축제일에 꽃은 이상하게도 꽃봉우리만 맺히고 도무지 피어나지를 않았다. 결국 축제는 다시 한 주 여기되는 소동이 있었다.

 

그런데 3월 말에서 4월 첫 주간에 한낮의 온도가 올라가더니  밤사이에 폭죽이 터지듯이 벚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꽃 터널을 이루어 어디를 가도 서울 장안은 모두 환상적이다.

 

 

굳이  명소를 찾지 않아도 한강변을 따라 반포에서 뚝섬으로 다시 미사리로 걷다 보면 그저 너무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에 눈이 시리다.

동네 아파트 단지내만 걸어도 매화, 명자나무, 수선화, 황매화, 이팝나무꽃,  복숭아꽃이 피어나 연초록의 나무들과 어울어져서 절로 기분을 좋게 만든다. 꽃은 겨우내  양분을 저장하기 위해 자신의 잎을 떨치고 죽은 듯이 땅 속 깊이 숨어 있었다.

꽃들은 지혜롭다. 사람들은 세상을 지배한다고 착각을 하지만 정작 꽃들이 피어나고, 고혹한 향기를 품어 내면 저절로 그들의 멋진 모습에 저절로 눈이 간다. 사람이 아름다운가 꽃이 더 아름다운가를 묻는다면 꽃도 꽃 나름이고 사람도 사람 나름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사람은 한번 가면 다시 오지 못하니

 

어쩌면 해마다 이른 봄이면 피어나는 꽃 보다도 못한 존재가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녹양방초라 우습게 보았건만 꽃들은 매일 매일 새로워져서 해마다 꽃을 피워내고 자손을 번식시켜 나간다. 꽃의 생명이 길까 사람의 생명이 길까? 참 어리석은 질문이다. 그러나 나는 꽃이 막 봉우리를 터트리는 순간을 보면서 사람보다 위대한 것은 꽃이로구나하고 감탄을 하게 된다.

 

내가 꽃처럼 죽은 듯이 나를 겸손하게 내려 놓아 본적도 없고,

나 자신의 아름다움을 피워내려는 노력도 해 보지 않았고,

다른 사람이 나를 바라다 본다는 것을 알아 차리지도 못했다.

꽃은 늘 준비하고 기다리고 인내하면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위해 땅속 깊이 스며들어 인내하고

새 봄이 되면 다시 새로워져 꽃을 피운다.

그러니 황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꽃은 사람보다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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