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기

요즘 내가 필요한 것은

mama77 2011. 6. 22. 12:58

요즘 내가 필요하는 것은 먹는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다.

지나친 다이어트를 경험한 사람들이 느끼는 공감대이지만 나의 경우 지나친 음식탐으로 내 자신이 경멸스러울 때가 있다. 지난 5년간 나는 채식과 견과류 그리고 과일을 많이 먹도록 힘썼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밥에 집착을 많이 한 것 같다.

사실 한 두달은 먹지 않아도 인간 곧 죽는 것은 아닌데 요즘 극단적인 먹는 것으로부터의 진화하여 적당히 치킨과 순대 정도를 가끔 먹었다.

지난 두달 전에 치아가 쏱아서 단백질 공급이 매우 절실했고, 그 동안 먹지 않던 치킨을 먹으니 너무 맛이 있어서 먹다보니 병적으로 3식을 완벽하게 먹고 운동은 하지 않으니 저절로 살이 쪄서 옷이 맞지 않아 내가 살이 찐 것을 알았다. 계절이 바뀌면서 옆구리 살이 정말 보기 싫고 창피하기 조차 한다.

예전에 중년여인들의 허리살을 보고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한 여자가 바로 나인것이다.

패션모델이나 연예인들이 냉장고에 날씬한 사진을 붙여 놓고 다이어트를 실천한다고 하는데 나는 위의 쌍둥이자매의 사진을 올려 놓고 "밥을 먹는다"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묵상을 해야 할 것같다. 예전에 항암제를 먹었을 때 내 몰골도 만만치 않았는데 5년 뒤 현재 나는 예전의 통통한 내 본래 모습보다 조금 더 살이 올라있는 상태이다.

지금 살을 빼지 않으면 그리고 약을 먹는데 힘쓰지 않으면잠시 방심이 나를 수렁으로 끌고 갈지도 모른다. 요즘 나는 건강이 매우 좋다. 주변에 오랫만에 만나는 분들이 나에게 살이 많이 올랐다고 놀라며 운동을 하라고 권유한다.

사실 운동이 중단된 것은 아들의 이른 귀가와 외아들을 둔 죄로 나는 퇴근 시간이후 집에 있다. 땀을 실컷 내고 싶지만 최근 저녁시간은 TV를 보면서 누워있는시간이 길어졌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TV를 보다 보면 그냥 멍한 그 상태가 좋을 때가 많다.

최근 용서라는 단어를 되뇌이고 있다.

한달 동안 나는 용서라는 단어를 묵상하고 있다.

나 자신을 용서하고 나로 인해 발생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용서를 청하고 있다. 나의 건강과 더불어 나는마음의 찌쩌기들을 씻어 내고 있다. 나는 다시 청아함을 간직하고 싶다. 내 몸의 구석구석을 다시 새롭게 태어나게한 질병에 감사하면서 나는 새로 만들어지는 나의몸을 사랑하고 그리고 나의 몸을 정제해 나가야 한다. 중년에 따라오는 몸의 변화는 너무 놀랍고 실망스럽다.

감식과 탐식을 줄이고, 가능한 줄넘기를 시작해야 하는데 갑자기 장마비로 계획에 차질이 있다. 이 비 그치면 나는 운동을 30분만이라도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