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한 동안 감기에도 끄떡없이 지냈다. 해마다 봄이면 나는 코 알러지로 코를 훌쩍거리고 몸이 많이 아픈 체질이데 올해는 하도 감기증세와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가 되니 나 조차 초 긴장을 했는지 그동안 큰 아픔없이 잘 버티어 왔는데 지난 주부터 몸이 으슬거리더니 결국 주말에 감기로 드러 누웠다.
무언지 모르지만 최근 나를 긴장시키는 일들이 공존하다 보니 마음이 편하지 않으니 입맛도 없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느라고 내 마음을 살필 여력이 없었다. 마음이 편안해야 남도 챙기는 것 같다. 그동안 나 자신의 본성을 잃고 하루하루 한숨이 나오기도 하고 내가 무엇을 잘못 판단했는지를 헤아리게 한다. 결국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앞으로 있을 일을 대비하여도 힘든 요사이에 나는 자꾸 뒤를 돌아보고 있다.
토요일은 몸이 괜찮아서 많이 움직였는데 정작 일요일 아침부터 눈도 흐리고 책도 잘 볼 수가 없어서 누워서 음악을 듣다 잠이 들었다. 악몽을 꾸었다.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소리를 지르고 눈을 뜨니 꿈이었다. 휴~~하고 숨을 골랏다. 꿈이었기 다행이다. 옷이 땀으로 축축했다. 일어나 옷을 갈아 입고 감기 약을 찾아서 먹고 다시 누웠다. 참 신기한 것이 몸이 아프면 만사가 다 귀찮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건강이 최고인가 보다.
사람을 좋아하는 나는 누군가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을 즐기는 편인데 요사이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고 전화나 카톡 정도로 나누다 보니 허기가 생긴다. 최근 들어서 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늘어서 좋기는 하지만 사실 내가 아들에게 특별히 해 줄 말도 그다지 많지 않음을 깨닫는다. 매일 보는 신문에는 경제가 말이 안니다는 내용과 세계가 공황에 빠질 것이라는 것과 코로나의 확산과 확진자의 명수가 공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실로 무엇을 추구하고 살아야 할까? 내가 살아가는 일상 중에 다시 고쳐 살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어쩌면 이런 공황상태 같은 일이 내 인생에 벌어졌으니 다시 내 삶을 바로 잡을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흔히 만나는 동료나 친구들이 너무나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인지 문득 문득 가족들이 내 주변에 있어 행복하다는 뚱단지 같은 생각도 든다. 나에게 삶을 선택하라 하면 나는 도시에 살고 싶지 않다. 깊은 산골의 다람쥐처럼 살고 싶다. 누군가의 발길이 그리운 삶이라고나 할까? 요사이 나는 너무 먹고 너무 싶게 게으름을 피고 있다. 그래서 정말 포만감에 절여 있다. 배고픈 사람 영혼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싶다. 어떻게 해야 내 영혼이 행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