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기

마스크

mama77 2020. 2. 24. 08:43

지난 일요일 먹을 것이 다 떨어져서 이마트를 가려고 나오다 보니 정규 휴일이라고 한다. 지난 토요일에 시장을 보았어야 했는데 확진자 확산 뉴스에 집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친구와의 만남도 싫어서 방콕하고 있었다.

너무 짐안에 있으니 답답하여 일요일 집 밖으로 나와 보니 모두들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사실 나는 마스크를 쓰는 것을 즐기지 않아서 이 것을 쓰면 이마에 열이 있고, 들숨 날숨의 훈훈한 그 기분이 참 싫다. 아마도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가장 민감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 마스크인 것 같다. 그러나 오늘은 싫지만 그래도 모두를 위해 마스크를 섰다. 

오늘 하루 종일 이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해야 한다니 정말 걱정이다. 다른 사람들이 쓴 모습을 보니 괘시리 웃음이 나왔다. 요즘 같으면 유명 연예인들도 자유 연애가 가능할 것 같다. 길가에서 사람이 가까이 오는 것도 싫어 하고 서로 알아서 피해 가니 참 좋은 점도 있다. 내가 가장 평소에 불쾌한 것은 사람을 뚝뚝 치고 밀면서 보행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절대로 사과를 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는 습성에 배어서 사람을 치고 걷는 것이 자연스러운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이 없어서 좋다.

사무실에 천장형 에어콘 공사로 먼지 투성이라서 오늘 오전내내 대청소를 할 예정이다. 회사가 전관 휴관으로 시에서 명령이 떨어졌다니 사람도 없도 직원들만 나와서 근무를 하는 첫날이다.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지역사회 도움을 받고 있었는지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사람 하나가 어떻게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있는지 확진 환자의 동선을 보면서 놀라고 있다. 산다는 것이 이렇게 복잡다단 한 것이다. 

나 혼자였다는 것은 오산이다. 나 하나가 있기 위해서 모든이 들이 나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것을 새삼 깨닫는 한 주간이 될 것 같다. 휴관 1일 과연 어떤 현상들이 나타날까? 살면서 처음 겪는 오늘이 참 기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