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기

큰 조직

mama77 2020. 2. 11. 08:25

왜, 대기업고 공기업을 가려고 청년들이 아우성인지 알 것 같다. 큰 조직은 기능면에서 매우 합리적이고 평가와 보상도 명료화 되어 있다. 최근 사직서를 쓴 직원을 만나면서 나 자신 조차도 그만두는 그에게 측은지심이 생긴다. 아마도 나도 그의 일을 맡아서 정말 때대로 어려움에 봉착하여 고통스러운 적이 있었다.  그가 참 좋은 사람이지만 앞으로 2개월 정도만 지나면 평상으로 돌아갈 텐데.... 그는 지금 당장 오늘의 일조차 못 견디겠다는 것이다. 설득이란 설명이 가능할 때 가능하다. 특히나 단정을 하고 말을 하면 그 아무리 장사라도 그를 구할 수가 없다.

한 사람을 또 잃어야 하는 나는 요사이 내가 병이 난다. 주어진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편안한가를 나는 그에게 되 묻고 싶다. 기왕에 하는 일 즐겁게 즐길 수는 없는 걸까? 내 열정을 쏟아내면 그 희열이 있는 곳이 중소기업의 특징일 수 있다. 조직적이지 않지만 그래도 사람의 능력차에 따라 시너지가 다른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을 남들도 부러워할 정도로 멋지게 하면 그 어떤 자리에 있을지라도 만족과 행복감이 있는 것이다.

또 한 사람을 보내야 하다니..... 내가 참 무능한 것인가? 나 자신도 중간자이기에 내 모든 뜻을 펼치지 못한다. 사람은 자신의 마음대로 100% 다 하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제 서른 넷의 직원이 자리를 이동한다니 그가 좋은 길을 걷기를 바란다. 신년을 맞이하면서 지난 구정내내 그 직원을 위해 기도를 했는데, 불과 10일을 못 채우고 다시 사직의사를 밝혀서 "그럼, 사직서를 쓰세요."라고 말을 했다.

한 번 마음이 뜬 사람은 비 이성적이 되고, 정말 하루도 그 자리에 앉아 있기가 싫다는 것을 나 자신이 잘 알기에 윗분과 의논한 후 그를 보내기로 했다. 그가 열심히 일을 했기에 나는 그가 머물러서 이곳에서 뿌리를 내려 튼실해 지기를 원했지만 그가 싫다니 나도 어쩔 수가 없다. 그에게 말했다. 다음에는 좀 더 큰 조직에서 일을 하고, 그리고 공부를 좀 더 해보라고 말을 전했다. 우리의 만남이 여기까지이니 나도 마음을 접고 다시 내 직원들의 업무 재 편성을 모색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