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의 다짐
새 봄이 시작되었다.
오라하지 않아도 봄은 찾아 오고 세상은 어김없이 새봄을 그리고 새 아이들을 탄생시킨다. 내가 있던 이 자리가 그 누군가에게 이어 질 것이다. 어찌 보면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다시 곱씹어 보는 새봄이다.지난 주말 꽃시장에 방문을 하여 화분을 골랐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꽃들의 자태에 넋을 놓고 바라다 보았다.
싱그럽게 코 끝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향기를 맞으면서 참 좋다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꽃을 받기도 하고 꽃을 주기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주말 베란다에 올라가서 해빛을 쪼였다. 난생 처음 갖어 보는 옥상이다. 어릴 적 올라 가 본 옥상이 있는 집에 이사와 첫 봄을 맞이한다.
새 봄에는 옥상에 꽃이랑 푸성귀를 심어 꽃과 나비를 바라보는 호사를 꿈꾸어 본다. 옥사에 빨래 줄이 있으니 이불 빨래도 정갈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빈집에 아들이 돌아오니 집안이 꽉 찬 느낌이다. 그동안 혼자 있어서 인지 작은 수발하는 일들이 체력이 딸려서 지난 주말 내내 누워 있었다.
황소처럼 일하여도 지치지 않았던 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조금만 꼼지락 거려도 쉬 지친고 힘이 든다. 내 체력에 맞는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하니 그래도 좀 수월한데 아무래도 작은 집이다 보니 봄날이 되니 좀 옹색함이 느껴진다.
이 집에서 작은 재미를 만들어서 손꼽장난하듯이 살아 보고 싶다. 꽃도 기르고 운동도 열심히 하여 체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겨울이라는 한 계절을 살아 보았으니 이 집에서의 새봄이 기대되어 진다. 지난해 보다 몸은 좀 더 가벼워진 것 같다.
작은 일에 쉬 피로감을 느끼기에 참 많이 많이 게을러 지고 있다. 주말 시간을 좀 알차게 보내야 하는데 요사인 거의 잠을 자는 것으로 보내고 있다. 조금 깨어 있고, 조금 더 집중을 해야 하는데 자꾸 몸이 휴식을 원한다.
주말에 산 꽃을 옮겨 심고, 내 방에는 풍란을 심어서 화장대에 올려 놓으니 나 나름의 새봄 맞이가 된 것 같다. 겨울내 수국이 죽은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는데 놀랍게도 묵은 가지 사이로 새순이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참, 생명력이란 알 수가 없다. 수국의 새 순을 보니 마음이 흥분되고 너무 기쁘다. 잔 가지를 정리하여 주고 물을 흠뻑 주고 해뱇이 좀 더 비치는 곳으로 이동을 시켰다. 지난해 여름에서 가을 무렵에 실컷 꽃을 감상하였는데 새 순이 나니 절로 그 꽃을 다시 볼 수 있음에 가슴이 설레인다.
올 봄에는 화분을 늘리기 보다는 실속있는 푸성귀를 잘 길러 볼 계획이다. 그리고 옥상에 휴식을 할 수 있도록 의자와 채소를 기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주말에 멀리 나가지 않고도 흙놀이를 하면서 나 만의 휴식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