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나누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다면
미세먼지가 많은 날, 새벽에 비가 왔던 가 보다. 호흡이 쉽다. 미세먼지 운운해서 차 창밖을 여러번 확인한 후에 출근준비를 서둘렀다. 오늘따라 버스가 없다. 나야 늘 조금 이른 시간 출근을 하기에 그닥 조바심을 내지는 않지만 쉼없이 마을버스만 오간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미세먼지가 비로 날리지 않음이다. 미세 먼지에 바람까지 더 한다면 최악이기 때문이다. 봄날 처럼 갑자기 날이 풀리니 좋기는 한데 너무 일일격차가 심하다 보니 몸의 조절이 힘들다. 이런 계절을 늘 상 느끼면서 살아 온지도 50년이건만 날씨는 어쩌면 변화무쌍한지 늘 적응이 어렵다.
한 계절만 있는 나라에 살고 싶다는 소망도 있었다. 너무 변화가 많은 나라에 살다보니 가끔은 오랜 전통을 가직한 채 살고 있는 북유럽국가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선진도약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달려 왔는데 정작 도착하고 보니 잃은 것이 더 많은 나라가 대한민국인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드라마를 보고 환상을 갖는 동남아시아, 중남미인들이 있다는데 아마도 우리가 70년대 미국 드라마를 보고 이민을 꿈꾸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미국에 정착한 나의 친적은 한국인 보다 미국에 사는 한국인이 더 한국적이라는 말을 한다. 아마도 70년대 이민을 간 그 당시 정서로 미국국적을 가지고 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곤 한국에 와서는 다시 돌아오고 싶어도 물가와 집값이 너무 비싸서 돌아 올 수가 없단다. 그런데 반면 뉴질랜드로 떠난 친구의 말은 자신은 한국에 돌아오고 싶지 않다고 한다. "한국에선 너무나 나의 시간이 없었어. 그런데 여긴 너무 공기도 좋고, 일도 적당히 하면 살아갈수 있어."라고 말한다.
아마도 내가 뉴질랜드를 가 보지 않았기에 그가 하는 말이 다 환상이 된다. 짧게 일하고 가족과 대화를 나누고, 내 자신의 취미를 즐길 수만 있다면 그런 여유로움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