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눈물
눈물을 흘리고 싶다. 아니 눈물이 펑펑 나고 가슴이 저며 온다. 인연은 모질고 모질으니 힘이 낱는다면 끊어 버려야 한다.
잠시 왔다 간 아들이 눈 앞에 발힌다. 그러나 이도 사치 곧 아들은 아들의 길을 가야하고 나는 나의 길을 가야 한다.
꼭 한번 사는 인생이기에 후회가 없어야 할 것이다.
머리 속으로는 많은 일들이 쌓여 있어도 나는 요사이 요지부동이다. 그냥 쉬고 싶다. 그동안 너무 악바리 근성으로 살아와서 인지 잠시 아무런 걱정도 근심도 없는 듯이 마치 정지 화면을 보듯이 철저히 주말에는 쉬고 있다.
심지어 그 좋아하는 신문도 보지 않고 철저히 내 집에서 내 중심으로 살아 보고 있다. 밖의 분주하고 산만함도 그리고 가식도 다 내려 놓고 그동안 잠시 무시했던 내 몸과 내 호흡에 집중하면서 불쑥불쑥 튀어 오르는 잡 생각을 지우면서 가장 쾌적한 상대에서 쉬고 있다. "아! 이런게 행복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 본다.
절집의 스님네와 수도원의 수녀님들의 쉼은 어떤 모습일까?
나 같은 범부의 삶은 쉼이 아닌 또 다른 차원의 쉼을 하겠지. 너무나 평범한 일상과 큰 변화 없는 삶 속에서 무디고 후덕지근한 여름을 보내면서 나 또한 과일이 때가 되면 익듯이 내 마음 한편이 좀 자랐다는 생각이 든다.
지나친 욕심이 너무 나서 한 3개월을 미친듯이 돌아 다녔다. 마치 봉이 김선달처럼 또 암내 나는 암캐를 찾아다니는 수캐처럼 돌아 다녔다. 그리고 너무 혼란스러워 내 심정을 지인에게 고백을 하니 그가 하는 말 "그래, 욕심으로 가득하다고요?"라고 되 묻는 질문에 나도 모르는 가슴이 펑 뚫리는 시원함을 느꼈다.
내 입으로 나를 인정하지 못하고 타인의 입을 통해 내 꼬라지를 인식하니 그것이 보다 더 명료해짐을 그리고 정말 내가 무리한 욕심에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장님이 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그런 즈음에 잠시 마음을 비우고 휴식과 갑작스런 아들의 휴가를 맞이하고 얼렁뚱땅 내 망상의 시간도 사라졌다. 그리고 찾아 온 평온 속에 복잡한 눈물이 마음속에서 강이 되어 흐른다. 이 헛헛함을 무어라 말할 수 있을지? 벌써 내 마음에 가을이 성큼 꽈리를 틀어 버린 것 같다.
눈물은 내 치유의 보약이다. 내 마음의 눈물의 강은 내 생애에 때대로 마르기도 하고 때때로 넘쳐서 범람을 하기도 한다.
여름 내내 사랑을 나눈 매미가 뚝뚝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이 계절, 얼굴은 웃고 있지만 처절한 매미의 삶처럼 내 마음의 욕심과 욕망이 매미의 사체처럼 죽어 나가고 있는 이때, 나는 마른 눈물을 흠친다. "그래, 그래. ", "그만 욕심을 내려 놓고, 잠시 잠시 쉬어가자." 한갖 매미도 시절을 알 건만 시절을 모르는 나는 잠시 매미의 삶의 방식을 흉내내기를 통해 이 여름의 끝자락을 편안히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