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기
상가집 가는 날
mama77
2011. 9. 4. 09:53
오랜 동안 알아 왔기에 그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걱정이 된다.
오지랍 왠 걱정이냐고 하지만,
나는
요즘 나에게 전해 오는 애경사 소식이 왜 이다지도 힘든지.
나도 아는 사람을 통해서 온갖 일들이 이루어지고,
도움을 받았지만 이놈의 고약한 심보는 자꾸 회피를 하고 싶다.
언젠가부터 시작된 이 병은 경사인 경우는 가능한 묻어가는 작전으로
부주를 하고 그 뒤 가벼운 미안함을 전한다.
나는 언제 어른이 될런지?
늘 어린이처럼 어른스러운 일들에 언제쯤 적응이 될런지?
오늘도 아는 분이 모친상을 당했다고 한다.
사실 나는
남편의 죽음이후 죽기 보다 장례식장에 가는 것이 싫다.
그 심정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전쟁을 겪은 세대가 전쟁영화를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의 심정과 같을 것이다.
죽음을 보지 않았을 때는 몰랐는데
정말 나는 장례식장에 가기 싫다.
그러나, 다른 일도 아닌 애사에는 반드시 나는 참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사야 묻어가는 것이 큰 실례가 아니겠지만,
나는
오늘, 아는 사람의 모친상에 참석할 것이다.
왜, 사람은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일까?
왕궁을 떠난 싯달타
그는 그 답을 나에게 말해 줄 수 있을까?
이 어린석고 철없는 인간인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