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기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인가?

mama77 2012. 12. 24. 08:29

마음의 평화라는 것이 이런 기분일까? 마치 숙제 모두 마친 기분이다. 2012년 나에게 있어서 너무 힘든 상대였다.

가슴으로 이성으로 껴안고 가기에 버거웠던 나날이였다. 그렇지만 아마도 내 인생에 있어서는 가장 좌절과 희망을 볼 수 있었던 해이기도 하다.

아버지도 만났고, 친구고 만났고, 큰오라버니와도 전화통화를 했고, 마음 아픈 손가락들을 다 쓰다듬었으니 내 마음의 평화가 넘친다.  늦은 고백성사를 마치고 시어머니와 전복죽과 호박고지 넣은 찰떡을 나누어 먹고 나는 빙의에 빠진 것처럼 잠이 들고 눈을 뜨니 오늘이다.

참 다행스럽고 행복하다. 내 체력을 다해 내 할 도리를 하였으니 이만 하면 족하다. 직장 동료들을 위해서는 금요일밤 간단한 쇼핑을 하여 오늘 작은 선물을 들려 퇴근하게 배려를 하였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 정말 있는 것이다. 살아 있기에 내 역할에 맞는 일들을 하면서 살아야겠다. 아마도 어제 죽은이는 "그때, 그것을 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를 나도 반복하지 않도록 살아 있을 때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마음이 참 평안하고, 내 머리가 오랫만에 맑아지는 것 같다. 내게 있어 행복이란 내게 있는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물질이 없다면 몸으로라도 봉사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체로 나는 몸으로 봉사를 해 왔는데 이제 내게 있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나누고 복돋우며 새날을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