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분갈이를 하니 기분이 날아 갈듯하다.
주중 몸이 많이 불편하여 금요일 찬거리 시장을 보아서 귀가를 하니 긴장도 풀리고, 두어곳에서 나를 찾는 문자를 삭제하고 나니한결 주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가을에 꺽꽂이로 수경 재배를 하던 벤자민이 뿌리를 내려 제법 혼자 살아 갈수 있게 보여서 분갈이를 해 주고 내방에서 내 놓아지 라고 생각해 오던 것을 미루다 미루다. 토요일 분갈이 토분을 사서 꽃들을 정리하였다.
올해는 일찍핀 아잘리아와 사랑초 그리고 선혈 같은 피빛 꽃이 피어난아마릴리스를 보면서 봄이면 속절없는 내 가슴에 예쁜 꽃이 답을 하니 덜 외로운 것 같다.
아마릴리스 원래이름은 벨라도나릴리(belladonna lily)이고, 아마릴리스로 잘 알려진 히피아스트럼(Hippeastrum)은 수선화과로 브라질,멕시코,페루 등에 자생한다고 한다.
꽃말이 침묵, 겁쟁이라는건 야생종의 아마릴리스를 보고 지은 꽃말이고, 꽃말이 눈부신 아름다움, 수다쟁이, 정열은 원예품종의 아마릴리스를 보고 지은 꽃말이라고 하니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아마릴리스는수다쟁이 꽃이될 것 닽다.
어느해 대둔산 산행 후 길가에서 2개를 사서 심었는데 해마다 고운 꽃을 보여주고 있으니감사할 따름이다. 화분을 정리하면서화분의 위치를 바꾸고 낡은 화분은 교체를 하여 정리를 하니 마음이 한결 가볍고 몸도 편안해진다. 오랫만에 흙 놀이를 했더니 참 좋다.
무심히 군자란을 어루만지다 보니 올해는 꽃이 나오지 않아 이상해서 잎새를 자세히 살펴보니 벌써 잎새사이로 주홍빛 꽃대가 나오고 있다.
늘상 만나는 봄날이지만, 꽃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내 어릴적 아버지가 공들여 가꾸던 화단이 참 그립다. 여름날의 붉은 넝쿨 장미,해당화꽃, 다알리아, 칸나, 페추니아, 봉숭아 등봄철부터 가을까지 아버지의 화단에는 꽃이 있어서 참 행복했다.
큰 욕심은 없지만 나에게 욕심을 내라고 한다면 나는 정원이 있는 집에 살고 싶다.
그 곳에 작은 강아지 한마리와 그네가 있어 꽃을 바라보기도, 해질녘 노을을 바라볼 수 있는 앞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
어릴 적 본 <초원의집>이라는 프로그램의 가족드라마가 생각난다. 나는 그런 삶을 꿈구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 아파트에 살고 있고, 작은 베란다에서 작은 화분 두어개에서 봄을 느낀다. 우리 아파트 주변엔 벚나무가 정말 많은데 올해도 예외없이 벚꽃이 만발할 것이다. 집 주변 벚꽃을 내 정원의 꽃처럼 행복한 마음으로 감상할 계획이다.
아마도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자기 주변의 예쁜 꽃도 볼 여유가 없을 터이니 그 사람 목 까지 합쳐서 욕심껏 봄날을 즐길 것이다.
벚꽃이 피어나면 벚꽃 만큼의 그리움이 일어난다.
4월에 돌아가신 친정엄마, 시아버지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아련한 본날의 추억속의 사람들을 꽃과 함께 그리워 한다. 올해도 봄은 왔고, 또 나는 봄날의 쓸쓸함과 환히를 느낄 것이다. 분갈이를 마치고 목마른 화분에 듬뿍듬뿍 물을 준다. 내 마음의 갈증을 없애듯이 화려한 비상을 꿈꾸는 꽃들에게 시원한 물을 뿌려주니 내 마음이 참 행복하고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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