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증가되고 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 싱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노후에도 괜찮은 싱글 라이프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이 들어서 행복한 싱글이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행복한 싱글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건강해야 하고 시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유를 즐기기 위한 돈이 있어야 하며, 전적으로 자기 자신만을 위한 공간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고독을 상대하는 법을 아는 것도 필요하다. 고독은 싱글의 소중한 파트너다. 고독을 상대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달랠 것인가, 정면으로 부딪칠 것인가.' 나의 경우 고독과 정면으로 상대하는 것, 즉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예전에 캐나다 밴쿠버에서 여름을 난 적이 있었는데, 저녁 7시 태양이 저물어갈 즈음에 캔 맥주 한 개를 챙겨 외출하는 것이 중요한 일과 중 하나였다. 자연은 고독한 싱글의 가장 좋은 벗이 된다. 혼자 있는 것이 고통스럽지 않은 것은 자연 속에 있으면서 자신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를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고독을 늘 정면으로 상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고독을 달래는 법이 있다면 '외로울 때는 참지 말자'다. '나 지금 외로워!'라고 마음 놓고 이야기해도 되는 사람을 두면, 사랑했던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갈 때 상실의 위험도를 분산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
-일본은 어떤 방식으로 노후생활비를 마련하는가?
일본은 꾸준히 연금제도를 정비해왔다. 자영업자가 가입하는 국민연금의 급여 수준은 낮지만, 기업에서 일했던 근로자가 받는 후생연금은 현역 시절 소득의 약 2분의 1 정도다. 남편과 사별한 아내에게는 남편 연금의 4분의 1을 보장한다. 또 황혼 이혼을 한 아내에게는 결혼 연수에 따라 남편의 연금을 최대 2분의 1까지 분할해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그동안 쌓아놓은 금융자산을 활용하면 어느 정도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세대 분리, 가계 분리도 정착돼 있다. 한국은 부모가 자녀에게 노후생활비를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남성 싱글과 여성 싱글의 노후 준비 방법은?
싱글이 노후에 겪게 되는 어려움에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존재한다. 여성은 빈곤, 남성은 고립이 가장 큰 문제다. 따라서 노후 준비를 할 때도 이런 차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남성은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인간관계를 만들어두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성은 자립할 수 있는 노후 생활비를 좀 더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싱글의 죽음에 대한 제도·인식 변화가 필요
-저서 <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 중 '임종난민'이라는 표현은 어떤 의미인가?
일본은 지금 다사사회(多死社会), 즉 죽음이 많아지는 사회를 맞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재정상의 이유로 병원도 시설도 늘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이렇다 보니 병원에서도 시설에서도 죽을 수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들을 ‘임종난민’이라고 한다. 임종난민의 수는 일본 전역에서 최대 연 4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임종난민이 되지 않으려면 자택사(自宅死), 즉 집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것을 도와주는 제도적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병원이나 시설은 모두 철저한 관리하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곳이므로 비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밖에 없으며, 편안한 임종을 맞이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자신이 살던 정든 집에서 추억의 물건이나 기억, 또 친한 친구나 가족에게 둘러싸여 맞이하는 임종은 좀 더 온화하고 괴로움도 적고 만족도도 높다.
-일본의 경우 혼자 사는 사람이 집에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제반 조건이 갖춰져 있는가?
일본에서는 자택 간호를 위해 의료·간호·개호(介護 · 옆에서 돌봐줌)의 통합적인 운용을 촉진하는 지역 포괄 케어제도가 2015년부터 추진됐다. 그 결과 방문의사, 방문간호사, 방문요양보호 사업자가 증가해 제도 수행을 뒷받침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문제는 이러한 의료·간호·개호의 인재나 자원이 있는 곳과 없는 곳과의 지역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나 역시 자연스럽게 자택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물론 다른 대안을 찾아보기 위해 고령자의 셰어 하우스도 방문해봤지만, 결론은 익숙한 내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것이다. 집에서 편안하게 임종을 하려면 개인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의료와 간호는 전문인력에게 맡길 수 있지만, 임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립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교류가 필요하다. 즉, ‘사람부자’가 돼야 한다는 말이다.
-한국의 싱글들, 또 언젠가 싱글이 될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사람은 가족에서 태어나 가족을 만들지만 언젠가 가족으로부터 졸업하게 된다. 한국의 경우 고령자가 혼자 사는 것은 비참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혼자 사는 사회가 된다면 이러한 생각도 바뀌게 될 것이다. 싱글은 ‘고립’이 아니다. 부디 한국의 싱글들이 일본의 사례를 보고 현명하게 판단해 멋진 싱글 라이프를 지탱할 수 있는 훌륭한 구조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우에노 치즈코 주요 저서
위 글은 우에노 치즈코를 인터뷰한 내용을 글 : 니시야마 치나 / 박사, 한국문화사회학회 학술위원 2020-09-21 내용을 갈무리한 글임.
우에노 치즈코는 젠더론, 섹슈얼리티 연구, 가족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를 전공했다. 그가 쓴 저서 중 국내에 소개된 작품은 10여 편.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두 작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싱글, 행복하면 그만이다> 저자는 혼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누구보다 멋지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고민한다. 특히 결혼 적령기 여성부터 노년 여성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싱글화를 이야기하면서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싱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인 여성들에게 '어떻게 하면 혼자서도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를 말해준다. 혼자는 너무 외롭다, 늙으면 뒤치다꺼리를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싱글의 지혜와 노하우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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