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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ISA, 은행서 증권사로 '돈의 이동'

, 은행서 증권사로 '돈의 이동' 더 빨라진다

올 2월 도입 증권사 ISA 중개형은 주식투자 가능해 가입 급증

  • ◆ 2021 세법개정안 ◆


    김민우 씨(가명·33)는 은행에서 신탁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개설했다가 올해 들어 모 증권사의 투자중개형(증권형) ISA 계좌로 갈아탔다. 대표적인 고배당 펀드로 꼽히는 맥쿼리인프라 펀드에 2000만원을 투자한 김씨는 매년 5%대 배당을 받았지만 배당금이 늘어날수록 배당소득세(15.4%) 부담 역시 컸다.
  • 세금을 줄일 방법을 고민하던 김씨는 주식·펀드 투자가 가능한 중개형 ISA 계좌로 자금을 옮겨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김씨는 "배당 매력이 커 매년 일정액을 맥쿼리인프라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며 "하지만 중개형 ISA 계좌를 이용하면 금액에 따라 비과세, 저율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중개형 ISA 계좌를 만들어 맥쿼리인프라 펀드를 1000만원 추가 매수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2023년부터 ISA 계좌로 국내 주식과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경우 발생한 이익에 대해서는 금액에 관계없이 전액 비과세하겠다고 밝힘. 특히 은행에서 가입이 가능한 신탁형·일임형 ISA보다는 주식·펀드 등에 투자가 가능한 중개형 ISA 계좌로 투자금이 쏠림. 중개형 ISA는 은행 중심의 신탁형·일임형 ISA와 달리 가입자가 직접 상장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ISA 계좌 내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ISA 계좌를 활용해 주식·펀드 등에 투자하는 비중은 점차 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전체 ISA 투자 금액은 6조3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71%가량이 예금과 적금에 투자됐다. 반면 올해 5월 말 기준 ISA 투자 금액은 8조1000억원으로 늘었고 예금과 적금 비중은 66% 수준까지 떨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에서 주로 가입하는 신탁형 ISA는 5월 말 기준 예·적금 비중이 84.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중개형 ISA는 주식 투자 비중이 49.6%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비중도 10%를 넘는다.


    중개형 ISA에 가입한 투자자 역시 5월 말 기준 72만7422명까지 늘어났다. 투자액은 9009억원 수준이다. 지난 2월 말 출시 이후 약 5개월 만에 계좌가 70만개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20·30대 가입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 한몫했다. 중개형 ISA에 가입한 20·30대 비중은 46.6%로 전체 가입자 수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주식·펀드 투자 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확대되면서 증권사를 통해 중개형 ISA 계좌에 가입하고자 하는 수요는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을 통해 신탁형·일임형 ISA에 가입한 이들은 5월 말 기준 110만3078명으로, 지난해 말(178만3066명)에 비해 68만명 가까이 줄었다. 증권사들은 ISA 가입자 유치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중개형 ISA를 선보인 삼성증권의 경우 가입자 수가 최근 48만3000여 명으로, 출시 5개월 만에 5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SA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매매 수수료 무료, 거래 금액에 따른 혜택 등 다양한 이벤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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