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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여유와 느끗함을 배우자

아들과 우연히 대화를 하다가 아들이 "환갑이 엄마 몇 살 때 하는거지?"라고 물었다. 사실 환갑이란 말을 많이 주변에서 들었지만 정작 내 나이가 어림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알았지만, 네이버를 검색해 보니 환갑은 한국 나이로 61세가 되는 날이란다. 평소 내 나이나 또 주변 사람의 나이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나로서는 좀 놀라고 당혹감이 든다. 어느새 내가 인정해야 할 나이란 것을 먹어서 내년 9월이면 내가 환갑이 된다고 네이버가 친절하게 알려준다.

나는 나이를 먹으면 철도 들고 세상물정을 다 아는 걸로 알았는데, 막상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는 것은 늘 새롭고 늘 배워야 하는 사회 초년생인 것만 같다. 평소 나는 직장에서도 나는 신입사원이라고 말을 종종 하곤 한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늘 새로운 것에 적응을 해야 하는 한국사회에서 매일매일 법조다 마구 바뀌고 있으니, 하루만 신문이나 뉴스를 보지 않으면 대화에 낄 수가 없다. 너무 빠른 성장국가 시민으로서의 비애 인지도 모른다.

빨리빨리의 조급증과 성과를 즉시 당장 보기를 원하는 사회에서 사람은 과정 속에 묻히고, 결과와 평가만 존재한다. 요즘 나는 직장의 동료들을 보면서 쉽게 휴가를 가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또 점심시간 카페에서 푹 쉬면 수다를 떨고 들어 오는 직원도 능력자라 생각한다. 상당히 사회적인 사교 행위이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밀린 일을 점심시간에 하고 나도 칼 퇴근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매일 1시간 일찍 출근하고 요사이 나도 칼 퇴근을 실천하려 노력한다.  가능한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요사이 나의 오지랖에 선을 끗고 있다. 

사람들은 내가 일 욕심이 많다고 하는데, 일을 할 수 있는 눈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는 아마도 동물적인 느낌이 살아 있어서 미래가 조금 예측이 되는 것 같다. 어쩌거나 남 보다 한 템포 앞선 계획이 나오고 운이 따르는 것인지 그 다음해이거나 두어새 지나면 그 예측이 보통의 통상이 되곤 했었다.  아마도 이런 재미로 일을 벌이고 실천하곤 했던 것 같다. 나도 이제 젊은 친구들에게 배워야겠다. 내 삶 중심의 삶을 추구하는 자세가 무척이나 필요함 느낀다. 

젊은 사람들에게 배울 것이 많다. 그들의  워라벨 여유와 느끗함을 배우고 익혀야 할 것 같다. 나의 삶의 중심을 이제는 퇴직 전의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1년을 대비하는 자세로 내 삶을 다시 설계하고 회사 일이 아닌 내 개인의 삶 중심의 일을 찾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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