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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기

봄날은 갔다

이른 봄 수선화는 너무 여려서 유치원에 가는 작은 병아리같은 꽃이다.

시리도록 고운 목련은 청상과부처럼 소복을 잎고 이른 3월말에 피어나서 채 3주를 넘기지 못하고 꽃잎을 떨구었다.

구리시 어딘가에 피어난 진다래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도 아란 곳하지 않고 저 홀로 피어 올라 갓 스물 처녀처럼 볼그레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해 전원주택 사시는 분이 준 클레마티스는 우리 이름은 으아리라는데 넝쿨도 예쁘고 꽃도 커서 두쪽을 받아 심어서 여름까지 무성히 넝쿨이 멋지게 자랐는데 정작 꽃이 필 무렵 갑자기 잎이 시들더니 결국 죽이고 말았다.

그래서 올해 동백꽃을 사서 보았른데 이제 꽃이 지고 새 잎새가 예쁘게 자라나고 있다.

그런데 올 봄 화분에서 낯선 꽃이 고개를 내밀고 나를 바라 본다.
한참을 보다가 애 너 누구니? 하고 물으니 꽃이 말이 없다. 그런데 바로 그때 그 꽃이 바로 으아리꽃 넝쿨임을 알았다.
아마도 꽃이 잘 자라니 신이 나서 물을 주다 섞여 죽였는데 다년생 이라 두뿌리중 한 뿌리가 살아 내가 말을 걸어 온 것이다.

수국

 

역시 꽃 중에 꽂은 매화가 으뜸이고 바람이라도 불면 그 꽃 향기가 그윽하여 달밤에 보면 더욱 근사한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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