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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까지 속 시원 소낙비

이른 아침 출근을 하면서 버스에 오르기 직전 소낙비가 내렸다. 늘 그러하듯 신문을 읽었다. 그런데 차창에 부딪치는 빗소리에 신문을 보던 것을 중지하고 창에 부디치다가 물방울이 되어 흐르는 물 줄기기에 시선이 머물었다. 오랫만에 속 시원한 비다. 어제 퇴근 길에도 숨이 막힐 것 같은 무거움이 내리 누루고 있었는데 이 비로 나는 무언가 속이 펑 뚫니는 쾌감이 있다. 

7월 한 달간 노자강의를 운영하면서 반절은 그냥, 반절은 내게 필요한 말들이 들려 왔다. 같이 참여한 사람들도 그 무언가가 마음에 와 닿았기에 참석하였을 것이다. 해다마 7월이면 휴가의 설렘을 안고 강좌를 수행했는데 막자 어제 끝마치고 집에 돌아 올 때는 많은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나름의 보람도 느껴졌다. 작은 노력의 결과일까 아니면 정보의 공유시대의 산물일까? 어제 강사는 앞으로 직업중 살아 남는 직업을 농부, 무속인이라는 말로 웃음을 짓게 하였다. 

정보화 사회는 또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 것인가? 인간인 나는 얼마 동안 살 것인가? 도무지 진정한 내일과 확신찬 미래를 나는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있는 것 인가?  버스에서 내려서니 소낙비가 게릴라처럼 쏟아 부어 대로변이 물이 차고 지나가는 차량들이 물보라를 일으킨다.

행단보도를 걷는데 물이 차서 구두는 장화 꼴이 되고, 앞을 가리듯 비가 내린다. 우산을 썼지만 어깨가 젖어서 한기를 느낀다. 두두 뚜 두두 내리는 비가 싫지 않다. 오히려 묵은 채증이 가라 앉는다. 이른 시간과 아이들이 방학을 해서인지 학교 등교길 길이 너무나 한산하다. 지역의 재건축 현장도 비가 내리니 공사장 인부들도 쉬는지 참 오랫만에 평화로운 츨근길이다. 고덕단지의 그 조용하고 평안햇던 시절처럼 나뭇잎에 무디치는 소박비 소리를 들으면서 걷는다.

진분홍빛 목 백일홍 꽃잎이 바닥에 떨어져 카페트처럼 펼져진 길을 걷는다. 아~~소낙비가 와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