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ㆍPBR만 알아도 `보석 주식` 캘 수 있다 | ||||||||||||||||||
주식으로 재미를 못 본 일반투자자라면 누구든지 한두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화려한 분석도구와 예리한 통찰력까지 갖추긴 쉽지 않다. 하지만 일반인도 기초적인 몇 가지 가치지표만 숙지해 활용할 줄만 안다면 투자하는 데 큰 도움을 받게 된다. 최소한 주변에서 들은 "○○가 뜬다더라"는 소문에 춤을 추는 것보단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PER(주가수익비율)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자주 활용하는 기업 분석지표다. 한국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PER만큼 심플하면서도 기업가치를 잘 나타내는 지표도 없다"며 "특히 단일 품목에 주력하는 중소기업을 분석할 때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PER를 계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누면 된다. EPS는 전체 순이익을 발행주식으로 나눈 것이다. 1주당 수익 규모를 1주 가격과 비교해 얼마나 주가가 비싼지 혹은 싼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현재 주가가 2만원인데 주당순이익이 2000원이라면 PER는 10배다. PER가 낮을수록 수익성에 비해 주가가 싼 것이고 높을수록 비싸다는 의미다. 하지만 PER를 갖고 미래 주가를 예측하려면 좀 더 수고가 필요하다. 우선은 분모인 주당순이익을 어느 시점 것으로 적용하느냐다. 증권사마다 내놓는 기업의 예상 순이익을 적용해 PER를 산출하면 현재 주가가 수익성에 비해 저평가된 것인지 보다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 그렇게 PER가 나왔더라도 단순히 숫자만 갖고 판단했다가는 틀릴 경우가 많다. 주식시장 전체 PER, 해당 종목이 속한 업종 PER와 비교를 해야 한다. 연초에 3만원을 갓 웃돌던 LS전선. 증권사들이 예상한 올해 이 회사의 EPS는 8500원 수준이었다. 예상PER가 잘해야 3.8배 정도였던 셈이다. 당시 증시 전체의 PER가 11~12배였으니 다른 기업들에 비해 주가가 3분의 1밖에 안된다는 판단이 가능했다. 현재 이 회사 주가는 9만2000원으로 당시보다 딱 3배 상승했다. 경쟁 상대가 별로 없고, 제품과 브랜드가 좋아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팔고, 게다가 낭비를 하지 않아 생산원가도 낮은 기업이 있다면 이보다 좋은 투자대상은 없다. 이래야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물건을 많이 팔아도 이윤이 남지 않는다면 그 회사의 미래는 불보듯 뻔하다. 이처럼 기업이 이익을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알아보는 지표가 매출액영업이익률이다. 이 지표가 높을수록 마진이 많이 남는 장사를 하는 알짜기업이다. 계산은 쉽다. 결산서에 나오는 매출액 중 영업이익 비중이다. `영업이익/매출액×100`을 하면 된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특별손익, 외환평가손익 등 영업행위 이외 변수가 가감되기 때문에 수익능력을 알아보는 데 적절치 않다"며 "2분기 연속 매출액영업이익률이 향상된다면 수익성이 확실히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석유화학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6년 2분기 이 회사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48%에 불과했지만 3분기 14.4%로 급등하면서 시장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 주가의 바닥은 2006년 6월 23일 1만6200원이었다. 물론 한 분기 정도 매출액영업이익률이 좋아졌다고 곧바로 매수에 나서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06년 4분기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다시 19.1%까지 올라간 것을 확인했다면 매수에 나섰어야 했다. 올 초 2만5000원대에서만 샀어도 4일 현재 4만4000원까지 넉넉한 수익을 거뒀을 것이다. 수익 못지않게 중요한 항목이 자산 규모다. 100억원의 순자산이 있는데 시가총액은 50억원인 기업이 있다고 치자. 이론적으로 이 회사 주식을 모두 사들여 회사를 청산하고 보유자산을 전부 팔아버리면 2배의 수익이 남는다. 이렇게 자산을 갖고 기업을 평가하는 손쉬운 지표가 PBR다.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누면 된다. 당연히 숫자가 낮을수록 저평가된 종목이고 지나치게 높다면 자산에 비해 주가가 크게 높다는 의미다. 전체 주식시장 평균, 동종 업종 평균과 비교하는 게 유용하다. 부동산이 별로 필요없는 인터넷, IT주에는 이 지표가 쓸모 없다. PBR도 단순히 결산보고서에만 나오는 자산 규모만으로 산출해서는 곤란하다. 결산서의 자산 규모는 현재 시가가 반영되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 부동산 재평가를 실시한 지 오래된 기업은 장부가격과 시가가 현격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자회사 지분이 증시에 상장돼 있을 경우 해당 주가 흐름이 모기업 자산가치와 주가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김정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자산가치는 부동산뿐만 아니라 자회사의 이익 규모와 주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자회사 주가가 크게 올라 시가총액이 커지면 곧바로 모기업의 자산가치 향상을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산가치 우량주인 영풍의 사례를 보자. 이 회사는 고려아연 지분 507만7917주(26.91%)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주가로 따지면 9200억원어치다. 2005년 말 4만원도 안됐던 고려아연 주가는 2006년부터 아연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호전에 힘입어 줄곧 상승세를 타며 현재 18만원대까지 올라왔다. 당연히 영풍이 보유한 자산가치도 4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하지만 영풍 주가는 한동안 30만원 밑에서 맴돌다 올 3월에서야 자산가치가 부각되며 급등세를 타기 시작해 지난 7월에는 76만8000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자회사 지분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임상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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