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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계속 오른다" vs "이미 과열된 상태다"

"계속 오른다" vs "이미 과열된 상태다"
증시전문가들 추가 상승 여부 논란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1900선 문턱에서 연일 등락을 거듭하는 지수가 투자자들을 헛갈리게 만들고 있다. 짙은 안갯속을 걷는 투자자들만큼이나 전문가들 의견 역시 엇갈리고 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장세는 매우 불안해 직접 주식을 거래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에 가깝다"며 안전자산 등에 주력하라는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정이 지속되기는 하겠지만 장기 상승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센터장 의견이 이처럼 엇갈리고 있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에 대한 전망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세계경제의 성장동력이 위협받고 있다는 김 센터장의 시각을 이 센터장은 `지나친 기우`로 보는 셈이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 김 센터장 `내년 초까지 조정` =

김학주 센터장은 한국 기업의 실적개선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주가의 적정 수준을 1850선이라고 밝혔다. 이미 정상 수준에서 벗어나 있다는 얘기다.

김 센터장은 현재 주가의 방향성 자체가 불안해 최악의 경우 내년 상반기 안에 1580선까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중국 내 생산비용 증가가 수출품 가격에 전가돼 결국 미국 시장에서 소비가 둔화되고, 이는 또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즉 과거에는 중국 등 신흥시장의 생산성 개선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물가 상승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뚜렷하게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는 데다 중국 내 생활필수품의 가격 인상으로 임금 상승 압력이 높아진 상태다.

여기에 당장은 금리 인하가 예상되지만 내년 초엔 다시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 때문에 금리를 인상해야 하고 이는 미국과 중국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김 센터장은 중국 관련주 중에서는 경제 상황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건설, 철강 등만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중국 관련주 외에는 국내 차량 교체 수요가 높아지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자동차주와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 삼성전기, LG전자, 삼성테크윈 등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권했다.

딱히 투자할 대상이 많지 않은 만큼 김 센터장은 안전자산이 적절한 투자처라며 "자산 중 30%는 현금으로 보유하고 미국 국채 등에 대한 투자도 늘릴 때"라고 밝혔다.

◆ 이 센터장 `장기 상승은 가능` =

이정호 센터장은 1700대 중반~2000 수준에서 연말까지 조정이 계속되겠지만 장기 상승 추세는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기가 좋을 것인 데다 세계경제 역시 동력이 다각화된 상황이라 증시 활황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센터장은 흔히 시장에서 말하는 `중국주`란 표현은 사실 `동부유럽주`란 말이 더 적절하다는 것으로 자신의 견해를 설명했다.

즉 최근 경제성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의 혜택을 받은 중동 및 동유럽 국가들이 투자를 늘리면서 선진국들의 설비 판매가 늘었다. 설비 판매 증가가 선진국의 소비가 살아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됐고 이는 다시 중국의 수출 증가 등을 가져왔다는 논리다.

이러한 흐름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주가는 조정을 거치면서도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엔 15~20%의 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을 지수로 계산해 보면 최고 2400까지도 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제 전망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유망한 종목에 대해서도 현재의 주도주를 꼽았다.

소외 가능성 때문에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에 대해서는 종목별로 잘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센터장의 지적이다. IT 업종에서는 소비자 가전 쪽으로 사업구조가 재편된 기업, 자동차 업종에서는 완성차보다 부품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30%, 국외에 70%를 투자하되 국외에서는 아ㆍ태지역 펀드에 70% 투자하는 전략을 훌륭한 것으로 꼽았다.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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