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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LG화학, 여수공장 흑자전환 비결은?

LG화학, 여수공장 흑자전환 비결은?
생산성 높이고 고부가제품 전환

LG화학 여수 공장에서 직원들이 파이프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전남 여수공항에서 자동차로 30분을 이동해 도착한 LG화학 공장. 작업장 곳곳에 모과나무가 자라고 있고, 주변 산속 정경이 뚜렷이 들어올 정도로 시야가 맑다. 석유화학 공장하면 으레 공정 과정에서 나오는 폐가스로 인해 오염도가 높을 것이라는 생각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박종일 ABSㆍEP공장장은 "공기가 서울보다 훨씬 깨끗하다"면서 "실제 서울에서 비염에 걸린 직원이 여기 와서 다 나은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여수공장 대기가 개선된 것은 2005년 악취방지법 시행과 대기환경보전법이 강화되면서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낮추기 위해 꾸준히 투자를 늘려왔기 때문.

2005년에만 대기질 개선을 위해 177억원을 투자했고 그 비용은 매년 30%씩 늘고 있다. 여수공장은 특히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누출되지 않도록 축열식 소각시설을 만들어 800도가 넘는 고온 소각장에서 오염원을 원천적으로 태워버리고 있다.

석유공장이 위험할 것이라는 또 다른 선입견도 작업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곧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예를 들면 공장에서는 직원들이 일일이 수작업을 하는 일이 거의 없다. 모든 시스템이 자동화돼 있어 근로자들이 석유화학 물질을 직접 만지는 것이 아니라 증류탑과 파이프로 연결된 공정 자체를 관리할 뿐이다.

여수공장은 이미 1994년에 천만인시를 국내 석유화학 공장 최초로 달성하기도 했다. 천만인시는 근로자 1000명이 있을 때 1만시간 동안 어떤 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국내 최대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에 위치한 LG화학 공장은 이 회사의 8개 국내 사업장 가운데 가장 크다. 용지 면적 151만㎡, 연간 생산량이 420만t에 달하고 올 상반기 여수공장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548억원, 1233억원으로 LG화학 전체 중 37%, 43%를 차지했다.

여수공장 주력 제품인 PVC는 지난해부터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가 거세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올 들어 중국 PVC 업체들이 당국의 전기요금 인상, 환경오염 규제 등으로 주춤하고, PVC 제품 국제 시세가 지난해보다 t당 200달러 넘게 상승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여수공장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63억원에서 올해는 7배가 넘는 1233억원으로 뛰어올랐다.

물론 여수공장의 자구적인 노력도 있었다. 가공비용을 지난해 대비 20% 줄이면서 생산성 척도인 루베(㎥)당 연간 생산량을 2005년 490t에서 올해 530t으로 끌어올렸다. 여기에다 상하수도용 파이프 등 새로운 용도 개발에 나서고 에너지 재활용 기술을 도입해 사업 경쟁력을 높였다. 정종회 PVC 공장장은 "지난해 중국 측 공급이 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올해 손실 제로화 등 제조원가를 크게 낮추고 새로운 저감 공정기술을 도입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고기능 합성수지인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틸렌(ABS)도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에너지 절약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로 수익 향상에 나섰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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