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고급빌라의 평균 매매시세는 가구당 41억원으로, 도곡·삼성동(각각 39억원), 논현동(38억원) 등 강남 부촌은 물론이고 강북에서 1위를 기록한 한남동(39억원)보다 높았다. 전통적인 부촌인 평창동(32억원)은 한참 뒤처졌다. 아파트가 아닌 고급빌라 시장에서도 강남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뜻이다. 매매가뿐 아니라 분양가에서도 강남이 강북권을 압도했다. 강남지역 고급빌라 분양가는 평균 39억5000만원으로 강북 35억4000만원보다 4억1000만원 비쌌다. 평균 매매가도 강남은 42억6000만원, 강북은 36억2000만원으로 6억4000만원 격차가 났다. 이번에 조사된 고급빌라 시세는 대부분 30억~50억원 수준으로 계약면적 기준 397~463㎡(120~140평형), 전용면적은 245㎡(74평, 단층), 274㎡(83평, 복층)가 많았다. 계약면적 기준 3.3㎡당 가격은 3010만원 수준으로 최대 4280만원이었다. 다만 국토부 공시가격 기준(2011년) 국내 최고가 단지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3, 5차는 최고 매매가가 100억원에 달해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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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한남동, 청담동은 신흥 부촌 강남권이 고급빌라 인기지역으로 부상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동안 서울, 수도권 고급주거지 흐름을 보면 1960년대 성북, 평창, 구기, 한남동은 정재계 인사들이 선호하는 전통적인 부촌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다 1980년대 이후 서초, 도곡, 압구정, 청담동으로 고급주거지가 서서히 이동해왔다. 요즘에는 서판교 일대가 대규모 녹지공간, 강남 근접 입지 덕분에 신흥 고급주거지로 뜨고 있다. 강남 고급주거지 청담동과 강북 전통 부촌인 한남동 빌라는 어떻게 다를까. 한강의 ‘한’과 남산의 ‘남’이 합쳐져 이름 지어진 한남동에는 1960년대부터 군 엘리트들이 주로 정착해왔다. 1970년대에는 대기업 부유층이 많이 이주해왔고 지금은 어느새 국내 최대 외국인 밀집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남산, 한강을 함께 조망할 수 있는 한남동 유엔빌리지는 강한 기를 지닌 사람이 들어오면 크게 흥한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터가 좋아 풍수지리학적으로도 배산임수형 입지를 자랑한다. 대표 단지로 100여가구가 밀집된 유엔빌리지가 꼽힌다. 1950년대 말 외국인 기술자들을 위한 주거지를 만들면서 형성된 유엔빌리지 내에는 CJ 제이하우스, 키스톤하우스, 루시드하우스, 헤렌하우스 등이 자리 잡았다. 지금도 한국에 거주하는 외교관, 외국 기업 임직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출입 통제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높은 언덕에 형성된 하나의 마을이라 차량 없이 들어가기 힘들고 출입구도 한곳으로 통제돼 있다. 각국 영사관이 있어 지속적으로 순찰차가 순찰을 돌고 유엔빌리지 자치회에서 운영하는 공동경비가 상주해 보안이 철저하다. 각 건물 가구 수가 적고 호수마다 출입구가 별개로 돼 있어 프라이버시 보호가 뛰어나다. 거래가 많지 않지만 매매가는 30억~100억원 안팎이다. 2010년 4월 입주한 CJ 제이하우스의 경우 522~555㎡(158~168평) 10가구로 구성돼 있는데 매매시세는 43억~53억원 선이다. 430㎡(130평), 463㎡(140평) 8가구로 구성된 코번하우스는 2006년 당시 분양가가 28억~33억원이었는데 지금은 40억원 수준으로 뛰었다. 외국인, 연예인 대상 임대 거래도 활발하다. 보통 임대가는 월 500만~3000만원 선으로 대부분 선불방식이다. 최고가 청담(70억)>한남(53억) 청담동 빌라촌은 1990년대 중반부터 형성됐다. 번잡한 압구정동 아파트에 싫증을 느낀 부자들이 많이 이사 왔다. 압구정동 아파트보다 쾌적한 데다 새로운 주거 커뮤니티에 대한 욕구도 높았기 때문이다. 청담동은 청담사거리를 중심으로 4개 지역으로 나뉘는데 도산대로와 명품거리 뒤에 고급빌라촌이 자리 잡았다. 이 지역은 원래 연립주택 밀집지역이었다가 1990년대 중반부터 고급빌라들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대지가 평평한 지역으로 7층 이하 건물이 대부분이고 인구밀도도 높지 않다. 대표적인 고급빌라로 상지리츠빌 카일룸, 두산빌라, 연세리버테라스, CJ빌라 등이 있다. 청담동 고급빌라는 231㎡ 이상 대형이 주류를 이루고, 마감재로 대리석이나 원목 등을 사용한다. 층별로 독립돼 있으면서 철저한 보안시스템을 갖췄고 가구별 창고와 기사 대기실 등도 있다. 대신 대형 아파트에 있는 주민 커뮤니티나 조경시설은 거의 없다. 교통여건도 좋다. 올림픽대로로 진입하는 통로가 바로 옆에 있어 서울 곳곳으로 진입하기 편리하다. 청담초·중·고, 경기고 등이 가까워 학군도 우수하다. 한동안 대우로얄카운티가 인기를 끌었지만 요즘에는 상지리츠빌 카일룸이 뜨고 있다. 상지리츠빌 카일룸은 프라다, 아르마니, 구찌 등 매장이 있는 명품거리와 가깝고 한강 조망도 가능한 게 장점이다. 2006년 입주한 카일룸 2~3차 단지는 연예인들 선호도가 높다. 카일룸 2차는 조영남, 최지우, 한채영 등 유명 연예인이 거주하고 있고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전 부인인 임세령 와이즈앤피 공동대표가 3차 빌라를 구입하기도 했다. 가수 조영남 씨가 거주하는 상지리츠빌 카일룸 2차 618㎡(187평형)는 현재 거래 시세가 62억원에 달한다. 배우 한채영 씨는 60억원 상당의 카일룸 3차 522㎡(158평형)에 거주하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청담동 빌라 매매가는 3.3㎡당 평균 3000만~4000만원을 호가한다. 일부 최고급 빌라의 경우 3.3㎡당 5000만원을 훌쩍 넘고 50억~70억원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주택 가격으로 보면 강남구 최고가인 압구정동 아파트 못지않은 부촌”이라고 평가했다. 청담동 고급빌라 공급 넘쳐 할인분양 고급빌라 맞수지역인 청담, 한남동 중 최후 승자는 누가 될까. 가격만 보면 청담동이 한 수 위다. 청담동 상지리츠빌 카일룸 3차 559㎡(169평형) 시세가 70억원인 데 비해 한남동 유엔빌리지 제이하우스 555㎡(168평) 매매가는 53억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다만 입지 면에서는 어느 한쪽이 우위라고 보기 어렵다. 편의·문화시설을 누리기엔 청담동이 좋겠지만 개인 프라이버시 측면에서는 한남동이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청담동은 전문직이나 젊은 부유층들이 주로 선호하는 반면 한남동은 안정적인 생활을 기대하는 중장년층이 수요층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한태욱 대신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한남동은 청담동보다 대중교통, 생활편의시설, 학군 등 기본 인프라 부문에서 열세지만 거주환경이 워낙 좋아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상류층이 선호한다. 청담동은 패션 매장, 편의시설이 많아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어 젊은 고소득층에 인기라는 게 차이점”이라고 설명한다. 고급빌라는 일반 아파트와 달리 쾌적한 주거환경과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만큼 한남동이 한 수 위라는 전망도 나온다. 청담동은 신흥 부촌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주변에 압구정, 도곡, 서초동 등 경쟁지역이 많다는 점도 변수다. 청담동 고급빌라가 인기를 끌면서 건설사들이 최근 분양 물량을 늘렸지만 미분양 물량은 꽤 많다. 청담동 마크힐스의 경우 400㎡(121평)짜리를 40억~45억원에 분양했는데 2011년 10월 기준 분양률은 50% 수준에 그친다. 급기야 최근에는 38억원 이하로 할인분양을 할 정도다. 방종철 미드미디앤씨 사장은 “부동산 거래가 워낙 위축돼 이미 준공한 청담동 고급빌라에도 미분양이 꽤 많다. 수요 대비 공급이 넘쳐나면서 업체들이 가격 할인 공세를 펴고 있어 청담동 빌라 가격은 당분간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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